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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 하루 — 교회 나눔 수첩 만들기

by 니케2770 2026. 6. 2.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든 수첩입니다

 

오늘은 공방이 유난히 따뜻했습니다.

교회에서 나눌 수첩을 직접 만들겠다며 찾아오신 분들이었어요. 선물로 줄 수첩을 손으로 직접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참 귀했습니다. 공방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부터 벌써 기대감이 가득했어요.


오침안정법으로 한 땀 한 땀

수첩 만들기는 오침안정법으로 진행했습니다. 다섯 개의 구멍을 뚫어 실로 엮어 나가는 전통 제책 방식으로, 조선 시대 서책을 만들 때 사용하던 방법 그대로입니다.

처음에는 바늘에 실을 꿰는 것부터 낯설어하셨어요. 구멍의 순서를 헷갈려하기도 하고, 실을 너무 세게 당겨 종이가 당길 뻔하기도 했죠. 그래도 한 땀 한 땀 엮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수첩이 만들어지고, 완성된 수첩이 손에 쥐어지는 순간이 옵니다.

"제가 이걸 만든 거예요?" 하고 놀라워하시는 모습이 참 좋았어요.


저마다 다른 수첩이 완성됐어요

오늘 만든 수첩은 모두 20여 개. 교회 분들께 나눌 수첩이니만큼 하나하나 정성을 담아 만들었어요.

표지는 두 가지였어요. 검정 표지에는 나비 모양 장식을 달고, 크라프트 표지에는 밀랍으로 엠보싱 무늬를 눌러 꾸몄습니다. 여기에 알록달록한 술 장식을 달았는데, 술 색깔을 고르는 것만으로도 한참이 걸렸어요. 빨강, 보라, 청록, 노랑, 검정까지 저마다 다른 색을 골랐거든요.

받으실 분들을 떠올리며 색을 고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이 분은 이 색을 좋아하실 것 같아요"라며 신중하게 고르시는 모습에서, 나눔의 마음이 수첩 안에 이미 담기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만들었는데도 완성된 수첩은 제각각이었어요. 수작업이 주는 매력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싶었어요.


간식을 나누며 쉬어가는 시간

작업 중간에 간식을 나눴어요. 손을 잠깐 내려놓고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는데, 그 시간이 또 참 좋았어요.

수첩을 받을 분들 이야기, 교회 이야기, 공방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갔어요. 처음 오신 분들도 어느새 편안해지셨는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표구 공방이 이런 공간이 될 수 있구나, 저도 새삼 느꼈어요.


탁자 위에 늘어선 스무 개의 수첩

20여 개의 수첩이 완성됐을 때, 탁자 위에 나란히 늘어놓고 다 함께 바라봤어요. 검정 표지 수첩들과 크라프트 표지 수첩들이 나란히 서서 저마다 다른 색의 술 장식을 달고 있는 모습이 그 자체로 하나의 풍경이 됐습니다.

손으로 직접 만든 것에는 온기가 담깁니다. 기계로 찍어낸 수첩과는 다른, 만든 사람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물건이 되는 것이죠. 이 수첩을 받으실 분들도 그 온기를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몸의 피곤을 마음의 즐거움이 앞선 날이었어요. 공방이 단순히 표구 작업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함께 만들고 나누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이런 클래스를 앞으로도 꾸준히 열어가고 싶어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