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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 하루 - 수첩 만들기부터 강원감영까지 오늘은 아이들과 함께한 날이었어요. 공방 문을 열고 들어온 아이들은 완성된 수첩을 보자마자 눈이 반짝였어요. 자기 수첩엔 뭘 넣을지, 어떤 색으로 꾸밀지 벌써부터 신이 나서 떠들었죠.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웠는지 몰라요. 저는 표구 공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표구란 그림이나 글씨, 서화 작품을 족자나 액자로 꾸미고 보존하는 전통 기술인데요, 공방 한편에는 제가 직접 만드는 전통 수첩 작업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요. 오늘은 그 공간에서 아이들과 함께 수첩 만들기 체험을 진행했습니다. 수첩 만들기, 작은 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요수첩 만들기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에요. 표지 종이를 고르고, 속지를 맞게 접고, 바늘에 실을 꿰어 오침안정법으로 한 땀 한 땀 엮어나가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처음엔 바늘.. 2026. 5. 11.
표구 작업은 왜 여러 번 반복할까 (직접 보고 느낀 과정) 표구 작업을 맡기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왜 이렇게 같은 작업을 여러 번 반복할까?”궁금해하신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오빠가 표구하는 과정을 옆에서 한참 지켜보게 되었습니다.표구 작업은 생각보다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는 일의 연속입니다.풀을 바르고, 붙이고, 말리고, 다시 확인하고, 다시 손을 대는 과정이 계속 이어집니다.처음에는 그 반복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이미 한 번 했으면 된 것 같은데, 왜 다시 확인하고 또 손을 대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옆에서 보고 있는 입장에서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보이는 것이 있었습니다.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사이에, 처음과는 다른 상태로 정리되어 가고 있다는 .. 2026. 5. 6.
다른 재료, 같은 손-수첩 만들기 이야기 공방에서 하는 일이 표구만은 아닙니다. 요즘은 수첩도 만들고 있습니다. 전통 방식 그대로, 한 땀 한 땀 손으로 엮어가는 수첩입니다.처음에는 표구 작업의 연장선에서 자연스럽게 시작했습니다. 표구도, 수첩 만들기도 결국 종이와 실과 풀을 다루는 일이니까요. 재료가 조금 달라졌을 뿐, 손이 움직이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통 방식은 그대로입니다 전통 방식의 수첩은 한지와 명주실로 만드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한지 대신 크라프트지나 색지를 표지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재료는 현대적이지만, 만드는 과정은 옛날 방식 그대로입니다.종이를 일정한 크기로 재단하고, 속지를 겹겹이 접어 정리하고, 표지를 감싸고, 실로 꿰매는 모든 과정이 손으로 이루어집니다. 기계를 쓰지 않습니다. 빠르게 찍어낼 수도 .. 2026. 4. 28.
표구의 역사-오래된 것을 지켜온 기술 표구는 단순히 그림을 액자에 끼우거나 족자로 만드는 기술이 아닙니다. 수천 년에 걸쳐 전해 내려온 전통 기술로, 귀한 작품을 보존하고 후대에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오늘은 표구가 어떻게 시작되어 지금에 이르렀는지 그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표구의 시작 — 중국에서 시작된 기술표구의 기원은 중국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중국에서는 이미 기원전부터 서화 작품을 보존하기 위해 비단이나 종이를 덧대는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본격적인 표구 기술은 위진남북조 시대(3~6세기)에 발전하기 시작했으며, 당나라 시대에 이르러 황실과 귀족들 사이에서 서화 작품을 족자나 병풍으로 꾸미는 문화가 크게 성행했습니다.이 시기에 표구는 단순한 보존 기술을 넘어 하나의 예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작품을 어떤 비.. 2026. 4. 27.
표구 작업에 쓰이는 도구들 표구는 손의 감각이 중요한 작업입니다. 좋은 재료만큼이나 제대로 된 도구를 갖추는 것이 완성도를 좌우합니다. 오늘은 표구 작업에서 자주 사용하는 도구들을 하나씩 소개해 드리겠습니다.솔 (붓솔)표구 작업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도구입니다. 배접지에 풀을 바르거나, 작품 표면의 기포를 제거할 때 사용합니다. 솔은 용도에 따라 크기와 털의 강도가 다양합니다.풀을 바를 때는 부드러운 털의 넓은 솔을 사용하고, 기포를 눌러 제거할 때는 조금 더 탄력 있는 솔로 가볍게 두드리듯 작업합니다. 솔질 방향은 항상 중앙에서 바깥쪽으로 향해야 주름과 기포가 고르게 빠집니다. 솔은 사용 후 깨끗하게 씻어 보관해야 풀이 굳어 털이 뭉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재단칼배접지나 표지를 원하는 크기로 재단할 때 사용합니다. 표구에서 .. 2026. 4. 23.
족자와 액자, 배접 작업은 어떻게 다를까? 표구에서 배접은 작품의 뒷면에 종이를 덧대어 형태를 잡고 보존성을 높이는 핵심 작업입니다. 그런데 같은 배접이라도 족자와 액자는 그 과정과 방식이 꽤 다릅니다. 완성된 후 작품이 놓이는 환경과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족자와 액자의 배접 작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겠습니다.족자 배접 — 유연함을 위한 작업족자는 완성 후 돌돌 말아 보관했다가 펼쳐서 거는 방식으로 사용합니다. 이 특성 때문에 족자 배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연성입니다.족자 배접은 보통 2~3회에 걸쳐 얇게 여러 겹을 덧대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한 번에 두껍게 붙이면 말고 펼치는 과정에서 갈라지거나 뻣뻣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배접인 초배에는 얇고 부드러운 순지를 사용하고, 풀도 묽게 희석해서 작품에 무리.. 2026.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