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구 작업을 맡기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왜 이렇게 같은 작업을 여러 번 반복할까?”
궁금해하신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오빠가 표구하는 과정을 옆에서 한참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표구 작업은 생각보다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는 일의 연속입니다.
풀을 바르고, 붙이고, 말리고, 다시 확인하고, 다시 손을 대는 과정이 계속 이어집니다.
처음에는 그 반복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한 번 했으면 된 것 같은데, 왜 다시 확인하고 또 손을 대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옆에서 보고 있는 입장에서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보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사이에, 처음과는 다른 상태로 정리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눈에 확 띄는 변화는 아니지만, 분명히 조금씩 다듬어지고 있었습니다.
표면은 비슷해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주름이 펴지고, 균형이 잡히고, 전체적인 완성도가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표구 작업은 왜 반복될까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작업을 계속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수정과 보완이 이루어집니다.
한 번에 완성되는 작업이 아니라,
여러 번 손을 거치면서 안정되고 정리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표구 작업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그만큼 반복되는 과정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반복이 쌓일 때 생기는 변화
그 과정을 보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가르치던 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같은 내용을 여러 번 설명해도 바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해한 것 같다가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고,
설명한 내용을 금방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게 됩니다.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설명해 보기도 하고,
시간을 두고 다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시간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아이들의 모습이 조금 달라져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갑자기 크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변화로 나타납니다.
예전에는 전혀 시도하지 않던 것을 해보거나,
이해하지 못하던 내용을 스스로 풀어보려는 모습 같은 것들입니다.
겉으로 보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분명 이전과는 다른 상태입니다.
표구 작업과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전혀 다른 분야이지만,
이 과정을 보며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 다 결과가 바로 드러나지 않고,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조금씩 변화가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보이지 않는 과정이 길어질수록
중간에 지치기 쉽고, 의미가 없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지나야
비로소 결과가 드러난다는 점에서는 비슷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결과를 빨리 확인하려 하기보다
그 과정을 그대로 두고 지켜보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이
결과를 만드는 시간일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표구 작업을 보며 느낀 이 변화는
일을 하는 방식뿐 아니라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조금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당장 달라지지 않는다고 해서
멈추거나 판단하기보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과는 반복된 시간 뒤에 온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