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방을 시작하며 오시는 손님들께 드릴 작은 선물을 고민했습니다.
표구사이자 표구 공방이지만
모든 분들께 액자를 드리는 것은 준비 시간과 여건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오래전부터 오빠가 만들어오던 작은 수첩이었습니다.
작은 엽서에 인사를 적고
수첩을 함께 건네드렸을 때
많은 분들이 생각보다 더 귀하게 받아주셨습니다.
그리고 “이 수첩을 따로 구입할 수 있느냐”는
문의도 종종 있었습니다.
이 수첩은 종이에 비단을 바르고
구멍을 뚫어 실로 엮는 과정을 거칩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이 만들 수 있는 작업은 아니지만
하나하나 손을 거친 수공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저희에게도 애정이 깊은 작업입니다.
표구와는 다른 작업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종이와 종이를 바르고 이어가는 이 과정은
결국 같은 결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위당 선생님께서
오빠의 별명을 ‘풀쟁이’라고 부르셨다고 합니다.
무엇이든 풀로 이어 붙이는 사람.
그 별명이 저는 참 좋습니다.
종이와 종이를 이어가는 일,
시간과 마음을 붙여가는 일.
그렇게 만들어진 작은 수첩입니다.
이 일은 계속 이어져
원주 상운당 표구공방에서 지금도 작업하고 있습니다
